'이슈'에 해당되는 글 1건

  1.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 2008.12.05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

Posted at 2008. 12. 5. 13:05 | Posted in 악동's 좌충우돌 일기장
오랜만에 하는 포스팅이군요~ㅎㅎ
요즘 시험준비하느라 바쁘다보니.. 시간이 통 나질 않네요..^^;;

이번에 휴대폰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기나긴 기다림 끝에 결국 아이폰이 아닌 옴니아가 제손에 쥐어져 있군요.
옴니아에 관한 포스팅은 다음으로 미루기로 하고
오늘은 이번 옴니아를 구매하면서 느꼈던 소비자의 실태를 좀 끄적여 볼까 합니다.

1. 기업하기 좋은 나라?

음.. 제가 시사/정치엔 통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
이번 이명박대통령님의 표어중 하나가 기업하기 좋은나라 아니었나요?ㅎ
암튼, 제가볼때 우리나란 '이미' 기업하기 좋은 나라인것 같습니다.

'불만제로'라는 프로그램을 아시나요?
예전에 거기서 그러던데, 미국의 한 커피회사를 상대로 주부가 소송을 걸었다고 합니다.
뜨거운 커피를 모르고 쏟아서 화상을 입었는데 커피 포장에 관련 주의 사항이 없다고 말이죠.
이 무슨 얼토당토 않은 징징거림입니까??
그런데 미국에선 보상판결이 났다고 합니다. 그것도 몇억인가 하는 엄청난 액수를요..
액수가 큰건 무슨 징벌적 의미라고 합니다. 전문용어가 있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소송의 나라 미국에선 소비자들이 무한소송으로 권익을 찾는 반면
우리나라에선 기업들이 소비자들을 상대로 권익을 찾죠.
삼성/엘지의 대표적인 휴대폰들 모두.. 해외에서 먼저 출시되었습니다.
게다가 국내에 들어올땐 스펙을 왕창 다운그레이드 시킬 뿐 아니라
위피라는거 탑재했다고 가격은 올려받습니다.
참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행여나 외산 값싼 핸드폰들이 들어와서 무한경쟁모드 돌입할까 걱정되어
위피 의무 탑재라는 수입장벽까지 만들어놨습니다.
덕분에 기능은 더 빵빵하고 값은 더 저렴한 외산 휴대폰들.. 우리에겐 그림의 떡입니다.
계속 올라가는 휴대폰 가격에도 불구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국산폰들 살 수 밖에 없습니다.
개념박힌 소비자들이 의무화 폐지를 주장하자 고려하겠다면서 질질끕니다.
벌서 올해도 다갔군요.^^

옴니아 발매소식이 국내에도 터졌습니다.
11월 3일 런칭쇼를 시작으로 1주일내에 판매 시작할거라더군요.
기다리던 사람들은 꿈과 희망에 부풀었습니다.
하지만 이도 잠시.. 버그수정을 핑계로 출시일이 조금씩 늦어졌습니다.
게다가 막판엔 삼성과 SKT의 가격 줄다리기라는 핑계가 더해지면서 거의 한달이 지나서 발매했습니다.
대단하지 않습니까? 출시일을 밥먹듯이 미루는군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명세기 직영점이라는 애니콜프라자에서 가격조차 정해지지 않은 기계로 예약판매를 시작합니다.
예약판매 수요를 보고 가격을 결정하려는 태도가 아니냐는 추측이 조심스럽게 나옵니다.
가격도 안나왔는데 예약하는 사람들은 얼마가 되도 살 사람들이란 얘기니까요.
점입가경이란 이럴때 쓰는말이 아닐까 하네요.^^
11월 26일, 드디어 출시가 되었고 애니콜프라자를 통해 삼성측 자가유통모델을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만..
SKT의 정책이 정해지지 않아 개통이 되지 않는군요.
개통되지 않는 핸드폰을 파네요..?ㅎㅎㅎ
버그잡느라 출시일까지 늦춰놓고 발매하자마자 버그리포팅이 시작됩니다.
덕분에 관련 까페 게시판은 패닉에 빠졌습니다.ㅎㅎ

그래도 꽤 많은 사람들이 샀습니다.
출고가 말이 90만원대지 98만원이면 100만원이죠. 와.. 요즘은 노트북도 50만원밖에 안하는 시대인데
참 대단합니다.

이 정도면 기업하기 괜찮지 않습니까?^^

2. 대충대충/그러려니..

동방예의지국. 과거 우리나라를 일컫는 말이죠.^^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이 많기로 유명합니다. 시골 할머니들의 넘치는 정은 정말 감당하기 힘들 정도죠.
우리나라 사람들, 정말 착합니다.
소비자가 되어서도 그 마음은 여지없이 발동합니다.
조금 문제가 있어도 큰 불편 그러려니 하면서 쓰죠.
문제제기 해봐야 상대방이랑 언성 높이며 싸워야 하고 싸우다 보면 속상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예전에 이런일이 있었습니다.
아이팟터치 1세대가 한창 팔리던중 애플사에서 갑자기 2.0 펌웨어를 발표합니다.
하지만 이는 아이폰에만 무료로 제공되었고
기존 터치 사용자들은 10달러의 금액을 지불하고 업데이트를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국내 터치 이용자들은 iTunes store가 없는 관계로
정당한 금액을 내고 업데이트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생겨 버렸습니다.
애플코리아 측에선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답변을 내놓았지만
일부 화끈한 유저들께서 직접 항의하여 보상을 받아내기에 이르렀고 기사화 되었습니다.
기사제목은 자극적이게도 '애플, 항의한 고객에게만 보상' 이었죠..


기사를 본 온화한 소비자들께서도 항의를 시작하자 애플측은 오보라며 부인했습니다.
저도 당사자였기 때문에 항의해 보았으나 돌아오는 답변은 No였습니다.

그 후 애플 노트북 살일이 생겨 전화통화로 구매하면서 이 얘기를 다시 언급하자
담당자를 연결해 주었고 어이없게도 보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결국 '항의한 고객에게만 보상'해준건 사실이었던 거죠.
실로 엄청난 사기를 친거라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대기업의 기업윤리 현장이었습니다.ㅎㅎ

이런식이니 기업에선 대충대충 얼버무리면 온화한 소비자들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겠지 하는겁니다.
나쁜 말이긴 합니다만 우리나라 사람들을 일컫는 '냄비 근성'도 한몫 하는게 아닐까 하네요.

예전의 옥션 사건도 그렇습니다.
물론 개인정보 유출이 잘했다는건 아니지만 당시 일부 기사들에서 보면
옥션은 그래도 고객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고자 유출 사실을 알리고 정정하려고 했던건데
정작 유출사실을 숨긴 악덕 사이트들은 조용히 묻어갔고
정당한 기업윤리를 실천한 옥션은 대규모 소송에 휘말렸죠.
유출사실을 쉬쉬하던 다른 업체들로부터 옥션이 욕을 먹었다는 얘기도 있었구요.
이런 상황이라면 저같아도 쉬쉬하고 넘어가겠네요.^^

3. 무지한 소비자.

'아는 것이 힘' 이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이 생활 깊숙히 스며들긴 했습니다만
시대의 발전에 따른 정보의 고급화와 세분화로 소비자가 무지하긴 별반 다를게 없습니다.
제가 이 포스팅을 하려고 결심하게 된 계기도 이겁니다.


훼손될 경우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살벌한 내용이 담겨있는 봉인 씰이 이중으로 붙여져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리패키징이 강력히 의심되는 순간입니다.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얘기도 있고, 제품결함 수정을 위해 제조단계에서 생겼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 휴대폰 가격이 얼만지 아십니까? 자그마치 979,000원 입니다.
만약 이게 리패키징이 아니고 정상적인 제조과정의 실수라면,
100만원짜리 제품 팔면서 이런 사소한것도 신경 안써주나요? 소비자는 땅파서 물건사나요?

이것이 리패키징이라면 정말로 기업들은 소비자를 봉으로 생각하나 봅니다.
어차피 우리야 깨끗한 물건 받으면 새거겠거니~ 하면서 쓰는거죠.
남이 쓰다 교환이나 환불한거 닦아서 다시 판건데 말이죠.ㅎㅎ

예전에 '불만제로'에서 미리 출하(?)된 차량을
아파트 주차장에 대 놨다가 소비자들에게 파는 행태를 고발한 적이 있었습니다.
중고차 셀러도 아니고 대리점에서 말이죠. 대단하지 않습니까?ㅋㅋ
이건 뭐 기업윤리는 땅을 파고 들어가 버렸네요..^^

4.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

과거 교통사고 났을때 교본이었죠. 일단 큰소리부터 쳐라.
지난번 애플 사건을 계기로 얻은 교훈이 있었습니다.
젠틀한 소비자한테 기업은 아무것도 해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진상 부리는 소비자에게 더 잘해줍니다.
요즘 '서비스'에 대한 개념이 강해져서 그런지 일부를 제외하면 중소기업조차도
전화 받는 사람들의 태도는 거의 환상입니다.
'네~ 고객님. 안녕하십니까~ 네~ 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오히려 내가 몸둘바를 모를 정도로 굽신거려 주시니..
웃는 얼굴에 침 못뱉는다고, 이런 태도로 나와 주시는데 쌍욕하기도 뭐하고
저쪽에서 웃는얼굴로 거짓말 둘러대도 내쪽에선
'아~ 네. 그런가요? 제가 잘못알고 있었나 보네요. 감사합니다.' 이러고 끊기 일쑤입니다.
이번 리패키징도 전화해서 따져볼 생각이지만 과연 내가 이길 수 있을지 의문이네요.
이긴다기 보단 '정당한 소비자의 권리를 찾을 수 있을지' 가 맞는 표현이려나?

아무튼 우리나라 참 살기 좋은 것 같습니다.^^
//